180318

murmur 2018.03.18 18:53



명동 영플라자에 갔다가 2만 2천 원짜리 원피스를 하나 사 왔다. 착한 가격 때문에 충동구매 했습니다. 프릴, 리본 같은 여성스러운 장식 진짜 안 어울리는데 역시나 입어보니 20%쯤 아쉽다. 뜯어 낼 수도 없고 봄에 가디건으로 가리고 입어야겠다. 만다리나덕 가방도 샀다. 미니 백은 구찌 디스코 백도 있고 레베카밍코프 가방도 두 개 있고 보세도 두 개나 있는데 또 사버렸다. 출근할 땐 롱샴 라지만 들고 미니 백은 자주 들지도 않으면서 또 사다니. 그래도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이 딱 내 취향이라 안 살 수가 없었다구요. 딱딱한 소가죽에 각이 딱 잡혀 있는 가방이라 부드러운 소재의 가방보다 수납력은 떨어지는데 똑 단발 처럼 똑 떨어져서 깔끔한 맛은 있다. 그리고 가방 윗부분 잠금장치가 커버 안에 내장된 자석이라서 커버 가죽 두 개를 위에 척척 얹으면 끝이라 편하다. 크로스로 메기엔 끈이 짧아서 구멍 하나를 더 뚫었는데 그래도 길이가 어정쩡하다. 구멍을 하나 더 뚫자니 공간이 없다. 어깨에 메도 끈이 두꺼워서 흘러내리진 않던데 어깨에 메야 하나 보다. 끈 길이가 짧아서 아쉽지만, 너무 비싸지 않으면서 편하게 들만한 가방으론 합격점이다. 너를 막 다뤄주겠어.

명동을 몇 년만에 갔다가 우연히 태극기 집회를 보고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인원이 많아서 놀라고 간간이 젊은 사람도 있어서 놀랐다. 자세히 보니 전국 각지에서 올라왔는지 각 지역 깃발을 들고 있었다. 시끄럽기도 시끄럽고 말도 안 되는 문구를 적은 플래카드에 제일 궁금했던 건 성조기는 대체 왜 드는 거죠? 그것이 알고 싶다. 길 다 막아서 교통 체증 일으키는 것도 민폐고, 누가 시켜서 저런 짓을 하는 건지 궁금할 뿐이다. 지나가던 외국인들 다 사진 찍던데 창피하다, 창피해.



최근에 주문한 냥서적 두 권과 드디어 손에 넣은 수호랑 체크카드! <어느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는 보경 스님이 글을 쓰시고 스노우캣의 권윤주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스님의 거처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고양이 '냥이'에 대한 이야기와 불교 이야기가 적절히 섞여 있어 읽기 편하고 좋았다. 마지막에 냥이 사진이 몇 장 실려 있는데 입 부분에 카레 먹다 묻은 듯한 무늬와 짧은 꼬리가 어찌나 귀엽던지. 냥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스님과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돈벌이 수단으로 책을 내는 가짜 스님이 판치는 요즘, 오랜만에 마음 편해지는 스님의 글이었다. 표지가 너무 귀여운 오른쪽 책은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거실의 사자>다. 앞부분만 조금 읽었는데도 냥덕후가 쓴 전문적인 냥서적 냄새가 풀풀 풍긴다. 열심히 읽겠습니다. 우리은행 기존 카드가 갱신 기간이 됐다기에 이때다 싶어서 해지하고 수호랑 카드를 신청했다. 새 카드를 받고 기존 카드를 해지 해야 했는데 해지부터 하는 멍청한 짓을 해서 일주일 동안 카드가 없었지만, 어차피 잘 안 쓰는 카드라 별 상관없었단 재미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고양이 하니 생각나는데 요즘 KBS1에서 <빅 캣>이라는 고양잇과 동물 다큐멘터리를 해주는데 매주 심장을 부여잡고 보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고양잇과 동물이 40종이고 그중 30종이 넘는 동물이 소형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처음 보는 희귀 고양잇과 동물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한 방송이다. 고양잇과 동물들은 다 좋아하지만 큰 녀석 중엔 호랑이와 치타가 좋고, 작은 녀석 중엔 이번에 새로 알게 된 붉은점 살쾡이와 검은 발 살쾡이가 너무 귀엽다. 살쾡이 생김새가 집고양이와 비슷해서 그런지 그 작은 몸으로 사냥하는 것까지 아주 귀여워 죽겠다. 마지막 방송까지 보고 시간 날 때 포스팅해봐야겠다.



새로 장만 한 운동화 '나이키 에어 허라취 시티 로우'. 에어 허라취 올블랙 살 때 사이즈를 크게 샀던 게 생각나서 이번엔 매장가서 신어보고 정사이즈로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에어 허라취 올블랙은 입구가 좁아서 신기가 너무 힘든데 (처음엔 진짜 욕 나옴) 신으면 발에 착 붙어서 편하고 발이 작아 보인다. 정장 빼고는 어느 옷차림에나 다 잘 어울린다는 장점도 있다. 이번에 산 허라취 시티 로우는 입구가 넓어서 신기가 편하고 발 볼도 넓어서 신으면 발이 쪼이는 느낌도 없고 편하다. 발 볼이 넓은 편이라 에어 허라취는 오래 신으면 발이 쪼여서 답답한 느낌이 있는데 시티 로우는 그저 편하다. 캐주얼한 옷차림에 어울리겠지만 회사 갈 때 막 신기에는 시티 로우가 훨씬 낫다. 색은 블랙, 핑크, 그레이가 있는데 봄이라 상큼한 핑크를 사고 싶었지만, 옷장 옷이 무채색뿐이라 포기하고 무난한 블랙으로 샀다.

지난 설 때 거래처에서 설화수 화장품 세트를 선물로 주셨다. 명절 때 가끔 내 선물만 따로 챙겨주는 거래처가 있는데 설화수라니요. 고맙습니다. 뭘 발라도 감흥 없는 피부라 저렴하고 성분 좋은 이솔 화장품 쓰는 데 설화수를 쓰려니 과분한 느낌이다. 덕분에 얼굴 피부가 호강하네요. 마침 크림도 떨어지고 했으니 열심히 쓰겠습니다. 아침부터 전화해서 결혼은 여자의 행복이라고 멋대로 내 행복을 규정짓는 거래처 사장도 있지만 이렇게 좋은 거래처도 있어서 행복합니다.



지난주, 반얀트리 호텔 딸기 디저트 뷔페 '베리 베리 베리'에 다녀왔다. 호텔 디저트 뷔페만 세 번짼가 네 번짼데 점점 가격대가 올라가고 올라가는 가격만큼 퀄리티도 좋아진다. 동대입구역에서 내려서 호텔까지 걸어갔는데 남산이 바로 옆이었다. 처음 알았네요. 오르막길의 압박이긴 했지만 공원도 있고 산도 있고 날도 풀려서 풍경 구경하면서 걸어가기 좋았다. 1시간 40분으로 시간제한이 있고 다른 호텔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떡볶이, 피자, 샌드위치, 볶음밥 같은 메뉴도 있어서 디저트와 함께 단짠단짠을 즐길 수 있었다. 디저트는 다 예쁘고 맛있었는데 달아요. 너무 달아요. 종류별로 다 먹어보지도 못하고 배부르고 질려서 포기. 디저트보다 커피와 떡볶이를 더 많이 먹고 왔다. 그래도 예쁘고 분위기도 좋아서 일 년에 한 번쯤 눈과 입이 호강한다는 생각으로 기분 좋게 즐기고 왔다. 일상 속 작은 사치는 삶의 활력소가 된다.



오랜만에 먹은 아름답고 맛있었던 참치회. 참치와 이름 모를 생선인데 맛있게 잘 먹고 탈이 났다. 오빠네 식구들이랑 같이 가서 내가 쏜건데 135,000원을 내고 식중독을 얻었습니다. 전날부터 속이 안 좋기도 했고, 같이 먹은 사람은 다 멀쩡하고 나만 증상이 나타나서 온전히 회 탓은 아닌 거로 결론을 내렸다. 회를 좋아하는데 회를 먹고 식중독에 잘 걸린다. 회에 있는 특정 균에 약한 모양이다. 주로 회덮밥이나 회국수 같은 위생이 수상쩍은 걸 먹고 걸리는데, 이번엔 전날부터 속이 안 좋았던 게 한몫한 거 같다. 사진은 못 찍었지만, 마지막에 먹은 매운탕이 정말 맛있어서 매운탕만 다시 먹고 싶다.